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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트럼프의 AI 인프라 투자] 920억 달러를 얻다가 투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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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6일(미국 동부 현지 시간 2025년 7월 15일),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카네기 멜런 대학교에서 열리는 '제1회 펜실베이니아 에너지 이노베이션 서밋'에 참가하여 💬 미국 IT 및 에너지 대기업들로 하여금 약 128조원(920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금액을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발전, 그리고 그 기반을 밑받침할 인프라 강화와 관련하여 투자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왜 펜실베이니아였을까 ? - 지역적·정치적 특성

펜실베이니아는 과거 미국 제조업이 호황기를 누리던 시기(19세기 중반 ~ 20세기 중반)에 수많은 기업들이 입주하며 대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와 더불어 미국의 산업화 전체를 견인해왔던 지역으로, 미국 제조업·중공업의 중심지(러스트 벨트) 중 하나에 해당한다. 미국의 북동부 지역에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도 있지만, 철강 산업의 중심지로 'Steel City'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피츠버그나 생명과학·제약업 및 금융업(미국 최초의 증권 거래소)을 대표하는 필라델피아와 같은 지역이 포함된 펜실베이니아 주가 있다.

이처럼 과거부터 미국 제조업의 중심지로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미국 북동부는 여전히 '제조업'을 상징하는 지역으로 남아있다. 물론 지금이야 금융업과 바이오, 물류 등 수많은 산단(산업단지)들이 들어서며 다양한 기업들이 자리잡긴 했지만, 미국 내에서 바라보는 ✅ 펜실베이니아는 근본적으로 여전히 '제조업'을 대표하는 지역이다. 펜실베이니아를 한국으로 표현하자면, 철강을 담당하는 포항과 석유 및 조선을 담당하는 울산, 식품 가공 및 물류를 담당하는 천안과 아산, 금융을 담당하는 여의도가 하나의 주에 녹아들어있는 셈이다. (※ 흔히 언급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에 있는 필라델피아가 펜실베이니아 주의 필라델피아를 의미한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시절부터 ❗ 리쇼어링(Reshoring)을 외치며 해외로 빠져나간 제조업들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트럼프답게, 당선 이후부터 국가 간 거래에는 막대한 비용(관세)을 발생시키며 '이게 싫으면 미국에 와서 짓던가 ㅋㅋ'라는 일관된 태도로 다른 국가와의 협상에 비협조적으로 나서며 강제적으로 관세(물론, 관세를 부과하는 건 한 국가의 고유한 권리임)를 부과해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미국 내부에서는 '그래. 장기적으로 보면 저게 맞지.'라고 옹호하는 입장도 있긴 하지만, '우호적인 동맹국에게도 그렇게까지 해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비판하는 입장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본인이 강경하게 밀어붙였던 본인의 정치적 행보를 뒷받침할 근거(지지)가 필요했고 이 때 찾아간 곳이 바로 제조업의 상징, 펜실베이니아다.

더 나아가 펜실베이니아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선거 때마다 승패를 가르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로 활약해왔다. 민주당과 공화당이라는 특정한 정당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표를 주지 않는 주로, 실제로 주지사 선거에 있어서도 당선인의 소속 정당이 공화당이었다가 민주당으로 그리고 민주당이었다가 공화당으로 교체되는 빈도가 높다. 물론 지역에 따라 진보 성향과 보수 성향을 띄긴 하지만 개표는 결국 합쳐서 하기 때문에 이기는 정당이 고정적이지 않고 계속해서 바뀌어 왔다. 더 나아가 앞서 살펴봤듯 펜실베이니아는 과거 제조업으로서의 위상을 떨쳤고 그 위상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트럼프가 외치는 리쇼어링 정책이 많은 박수와 큰 환호를 받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자기 좋아해줘서 좋고, 펜실베이니아는 자기네 주에 자꾸 와주고 홍보해주고 제조업 살려줘서 좋고. 둘이 짝짜꿍이 아주 잘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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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뭐 얼마를 얻다가 쓰겠다는 거야 ?

앞서 920억 달러(한화로 약 128조원)에 해당하는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국채 발행도 안 한 미국이 무슨 돈으로 펜실베이니아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걸까 ? 일단 아래의 연설문을 한 번 읽어보자.

▼ 트럼프의 연설문(으로 추정되는 것 / 공식 발표문은 못 찾았음)

더보기

오늘 업계 선두 20개 기술 및 에너지 기업들이 펜실베이니아주에 920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발표합니다. 이는 펜실베이니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투자입니다. 이 투자는 1️⃣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360억 달러 이상, 2️⃣ 에너지 인프라에 560억 달러 이상이 집행될 것입니다. 전 세계가 AI 경쟁에 나서는 지금, 미국이 중국 등 다른 국가에 훨씬 앞서 있음을 다시 한 번 선언합니다. 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지역 사회에는 수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며, 미국의 AI 인프라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민관이 힘을 합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생태계와 전력 인프라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미국의 운명은 모든 산업을 지배하고 모든 기술에서 선두가 되는 것에 있습니다. AI 분야 세계 1위 초강대국의 위상을 확보하겠습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중국 및 다른 국가들이 따라잡을 수 없도록 AI와 에너지 인프라 혁신에 과감하게 투자할 것입니다.

연설문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트럼프가 AI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과거 트럼프는 중국이 딥시크 개발에 성공하자 AI 패권이 넘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엔비디아의 AI GPU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심지어 저가형 제품에 해당하는 H20 제품마저 중국의 AI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수출을 금지('25. 7. 16. 수출 재개됐음)시키기도 했다.

이 날 트럼프의 연설 일정에 구글, 아마존, 블랙스톤, 코어위브, 팔란티어, 앤트로픽 등의 기업들이 참여했는데, 이들 모두 미국의 IT와 에너지 산업에서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연설문에서 알 수 있듯이, 트럼프는 지금 ✅ 국가가 주도해서 국가 차원에서 국가 재원을 활용하여 펜실베이니아에 투자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기업들이 어차피 진행할 예정이었던 투자를 기왕이면 펜실베이니아에 투자하도록 집중시키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진행할 예정인 투자처를 살펴보자면, 연설문에 나와있듯 AI 데이터센터에 360억 달러, 에너지 인프라에 560억 달러의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확히 뭐 누가 어떻게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걸까 ?

 

 

기업별 투자 방식을 알아보자

기업들의 투자 계획들을 살펴보기 전에 앞서, 사실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에 동시에 투자한다는 것은 결국 '펜실베이니아의 특성을 잘 활용하여 만들어진 에너지를 AI 데이터센터에 곧바로 갖다 꽂는다.'로 귀결된다. 이 핵심을 마음 속에 두고 각 기업들의 투자 방식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구글(Google)의 경우에는 향후 2년 동안(~ '27) 2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30억 달러는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와의 계약을 통해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670MW 이상의 규모를 가진 수력 발전소를 현대화하는 데에 투자할 계획(기존 에너지 자원 활용 및 효율성 증대)이다. 현대화의 결과로 추가로 발생하는 전력량과 더불어 PJM이 관리하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전력량을 포함하여 3GW(발전량·출력 용량 기준) 규모의 전력을 향후 20년 간 계속해서 구글이 공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협약을 맺었다. (물론 이 전력량은 구글의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활용될 예정)

다음으로 아마존(Amazon)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독립 발전 사업자인 탈렌 에너지(Talen Energy)와의 협력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Susquehanna, 2.5GW 규모)에서 발생하는 원전 전력을 AI 데이터센터의 운영에 활용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아마존은 탈렌 에너지의 자회사인 Cumulus가 전에 만들어놨던 48MW 규모(원래 최대 960MW까지 확장할 가능성을 두고 지었음)의 데이터센터를 아마존이 인수했고, 향후 20년 간 원전으로부터 발생하는 전력량을 이 데이터센터에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 원자력 발전소 자체가 필라델피아 인근에 있는 것으로, 이 원전으로부터 발생하는 전력량을 곧바로 공급받을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인수한 것이다.

 

Amazon Buys 1,200-Acre Data Hub at Nuke Plant in Pennsylvania

Cumulus Data, 960 MW campus at Susquehanna power plant, sold for $650M.

www.globest.com

다음으로 블랙스톤의 경우에도 2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며 향후 민간 자본도 유치하게 된다면 그 규모는 600억 달러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먼저 블랙스톤 산하의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QTS로 하여금 펜실베이니아 동북부에 대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여러 개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지역 전력기업(PPL)과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하여 천연가스 발전소를 신설하여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량을 직접 공급할 예정이다. (※ 제조업의 상징이었던 펜실베이니아에는 셰일 가스가 있음)

물론 이외에도 코어위브가 펜실베이니아 랭커스터 지역에 60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펜실베이니아 주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 Energy Corporation)은 펜실베이니아 주의 원자력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콘스텔레이션은 '24년 9월 경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리마일 섬 원전 재가동을 통해 발생하는 전력 중 일부를 20년 간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5년 6월 경 메타와도 20년 간 원전 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력이 있다.

 

Constellation Commits to Billions of Dollars in Energy Investments at Inaugural Pennsylvania Energy and Innovation Summit

Constellation announced commitments to spend billions of dollars on nuclear energy projects to fuel economic growth in Pennsylvania during the state’s inaugural Energy and Innovation Summit, which was hosted by Sen. Dave McCormick and Carnegie Mellon Uni

www.constellationenergy.com

 

 

마치며,

전세계적으로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필요한 전력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 이번에 살펴본 이슈가 920억 달러(한화 약 128조원)에 달하는 대규모의 투자 계획이었던 건 맞지만 미국 정부의 예산을 활용하여 집행하는 투자가 아니라 비록 기업들의 효율적인 투자를 유도한 것이라 할지라도, 전세계적으로 어느 산업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지를 파악하기에는 충분하다. 더 나아가, 민간의 투자가 주를 이루고 트럼프는 말만 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기존의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트럼프의 기조는 인정받아 마땅하다.

더 나아가, 한국의 경우에는 민간이 주도해서 투자를 진행하고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구해내기 보다는 정부가 '국가 전략 산업'을 지정하고 민간은 따라가는 형태로 투자가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투자 방식이 조금은 낯설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가 여태 정부가 주도해왔듯 미국은 여태 민간이 주도해왔다. 역사적으로 미국 정부는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룰 메이커(Rule Maker)로서의 역할만 수행해왔다. 즉, 기업들이 사업성과 수익성을 보고 먼저 나서면, 기업이 세제 혜택과 같은 산업 발전 환경을 마련하는 데에 집중한다. 그렇기에 ✅ 한국은 주요 투자처를 살펴보기 위해 과기부나 산업부 같은 정부의 예산 집행 계획을 살펴보아야 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주요 기업들의 행보만 살펴봐도 돈의 흐름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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