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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종전 협상에 서명하지 않는 이유: 미·이란 종전 협상의 진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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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그 순간부터 세계 원유 공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닫혔고, 브렌트유는 3월 한 달 만에 63% 폭등하며 배럴당 $118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지금, 양국은 종전 양해각서(MOU) 잠정 합의에 사실상 도달했다. 트럼프의 최종 서명만 남았다는 보도가 나온 지도 수 일이 지났다. 그런데 트럼프는 서명하지 않는다.

왜일까 ?

이 글은 단순한 전황 보고가 아니다. 트럼프가 지금 어떤 계산을 하고 있는지, 이란 내부에서는 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협상의 핵심 쟁점이 실제로 무엇인지를 분해해보는 것이 목적이다.

 

 

먼저, 현재까지 합의된 MOU의 골격은 ?

5월 28일 가디언, 악시오스, NYT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이 잇따라 보도한 MOU 초안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항목 내용
휴전 60일 추가 연장
호르무즈 합의 후 30일 이내 선박 통항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구 (통행료 없음)
핵 프로그램 이란, 핵무기 불추구 원칙 약속. 60일간 HEU(고농축우라늄) 처리 방안 협상
IAEA 감시 체계 강화
미국 대가 해상 봉쇄 비례적 해제, 동결자산 최대 120억달러 접근 허용
헤즈볼라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60일 연장 포함

눈에 띄는 건 이 MOU가 사실상 본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예약서라는 점이다. 핵 문제, 제재 완화,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 레바논 등 굵직한 사안들은 모두 60일 후속 협상으로 '미뤄졌다'. 즉, 지금 논의 중인 MOU는 '완전한 평화'가 아니라 '일단 총 내리고 60일 더 얘기하자'는 구조다.

 

 

트럼프의 속내: 중간선거 vs 딜 메이커 본능

▼ 정치적 압박 : 지지율 37%, 선거는 5개월 앞

NYT·시에나대 여론조사 기준 트럼프 지지율은 현재 37%로, 2기 임기 이후 최저치다. 전체 응답자의 64%가 이란 전쟁을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했고, 중도 무당층에선 이 비율이 73%에 달한다.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쟁 이후 51% 급등해 갤런당 4.52달러로, 이 역시 2022년 이후 최고치다.

11월 중간선거까지 5개월이 남았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표면화됐다. 당초 트럼프의 이란 공습을 지지했던 공화당 의원들이 "출구 전략을 제시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NYT, 6월 1일 현지시간).

한 전문가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트럼프로서는 최소한 6월 초·중순까지는 이 전쟁을 마무리 짓지 않으면 안 된다. 그쯤이면 중간선거 캠페인이 본격적인 막을 올리는데, 전쟁을 지속해서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5월 27일 각료회의에서 "나는 중간선거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발언했다(WSJ).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오히려 역으로 읽어야 한다.

 

▼ 트럼프의 실제 딜 논리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가 출신이다. 그에게 협상은 최대한 늦게, 최대한 약자의 목을 조른 뒤 서명하는 것이다. 5월 24일 악시오스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합의를 할지, 아니면 완전히 박살낼지. 그 가능성은 확실한 50대 50이다."

이 발언에는 두 가지 기능이 있다.

  1. 이란에 대한 심리적 압박 — "이란 경제가 더 빠르게 무너지면 상대가 먼저 무릎 꿇는다"
  2. 공화당 내 강경파를 향한 메시지 — "나는 졸속 합의를 하지 않겠다"

5월 29일에는 백악관 상황실에서 2시간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않았다. 트럼프가 며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것은 우유부단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 트럼프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한 협상 레버리지이기 때문이다.

  • 전쟁이 진행 중인 지금 = 이란은 경제적 출혈 최대
  • MOU 서명 후 = 이란의 경제적 숨통이 트이고, 협상력이 올라감
  • 서명 전까지 = 트럼프가 추가 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

루비오 국무장관은 5월 27일 "앞으로 몇 시간 안에 전 세계가 좋은 소식을 들을 것"이라고 했지만, 29일 회의 후에는 "종전 MOU, 며칠 더 걸릴 것"이라고 발을 뺐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트럼프의 딜레이는 전략이다. 서명 의사는 있다. 다만 마지막 한 줌의 레버리지를 최대한 짜내고 있는 것이다.

 

 

이란의 속내: 최고지도자는 어디에 있는가

이란의 의사결정 구조를 이해하지 않으면 협상 교착의 이유를 알 수 없다.

▼ 모즈타바 하메네이 — 아버지 이후 등장하지 않는 지도자

2월 28일 공습으로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3월 8일 최고지도자로 추대됐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육성 연설도 없다. "부상설"이 끊이지 않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모즈타바와 2시간 30분간 면담했다고 발표했지만, 면담 일시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구조가 협상에 결정적인 불확실성을 만들어낸다. 이란의 종전 MOU에 서명할 수 있는 실질적 승인권자가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 '형제단'(Band of Brothers) — 이란의 실질 권력

NYT 분석에 따르면, 현재 이란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IRGC(이슬람혁명수비대) 고위 전현직 사령관들로 구성된 소수 강경파 집단이다.

이들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함께 성장한 세대다. 서방의 이라크 지원을 직접 목격했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독자적 길을 가야 한다"는 확신이 DNA처럼 새겨진 인물들이다.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사령관이 이 그룹의 대표적 인물이다.

 

▼ 파이다리(Paydari) 계열 — 협상을 공격하는 초강경파

5월 27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란 의회와 국영방송 내 초보수 성향 '파이다리' 계열이 협상 대표단을 공개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강경파 의원 마무드 나바비안은 협상팀 수장인 갈리바프 국회의장에게 "최대주의 조건을 고수하라"고 압박했다.

나아가 이란 의회 외교정책위원회 에브라힘 아지지 위원장은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밝혔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권, 농축우라늄 보유, 호르무즈 해협 주권, 제재 해제라는 레드라인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레드라인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 "우리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내놓을 수 없고, 미국이 가진 것은 모두 받아야 한다."

 

▼ 협상파 — 실용주의자들의 목소리

이와 반대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협상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5월 26일 이집트, 터키, 카타르, 오만 정상들과 연쇄 통화를 진행하며 "품위 있는 합의를 도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헌법 구조상 대통령의 권한은 최고지도자 아래에 있다. 그리고 그 최고지도자는 보이지 않는다.

국제위기그룹(ICG)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 디렉터의 표현이 이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한다.

"이란 지도부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 중심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협상 국면에서는 이러한 다중 권력 구조가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한다."

요컨대 이란은 지금 '협상 해야 한다'는 실용파와 '핵과 호르무즈는 양보 불가'라는 강경파 사이에서 단일한 협상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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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해부: 협상에서 진짜 걸리는 게 무엇인가 ?

쟁점 1 : 고농축우라늄(HEU) 440kg의 행방

이란은 현재 60% 고농축우라늄 약 440kg을 보유 중이다. 핵폭탄 1개를 만들려면 90% 수준으로 올린 우라늄 약 15~20kg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비축량은 경우에 따라 핵폭탄 수십 발 분량의 원료가 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이다.

  • 미국의 요구 : "우라늄을 우리(미국)가 직접 발굴하고 파기한다. 자금 교환은 없다(No dust, no dollars)."
  • 이란의 요구 : 농축 프로그램 자체는 주권 사안이며 협상 불가.
  • 추가 쟁점 : "이란의 HEU가 중국이나 러시아로 가는 것은 불편하다"(트럼프 발언) — 제3국 보관은 배제.

현재 MOU 초안의 구조는 60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핵 문제는 MOU에서 해결하지 않고 MOU 이후의 60일 협상에서 다루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60일 안에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한 핵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느냐다.

 

쟁점 2 : 동결자산, 타이밍의 싸움

이란의 해외 동결자산 규모는 약 1,000억달러로 추정된다.

  • 이란의 요구 : MOU 서명과 동시에 120억달러 즉시 해제, 이후 60일 협상 기간 중 나머지도 단계적 해제.
  • 미국의 요구 : 이란이 농축 우라늄 폐기를 이행하는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제.

이 싸움의 본질은 '누가 먼저 양보하느냐'의 문제다.

미국 당국자는 NYT에 이렇게 말했다 : "먼지(농축우라늄)가 없으면 달러도 없다." 이란은 3년 전 핵합의(JCPOA) 파기 전력이 있는 트럼프를 신뢰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란 입장에서는 "약속만 하고 돈을 주지 않으면 우리만 손해"라는 불신이 협상의 핵심 장애물이다.

 

쟁점 3 : 호르무즈 통제권 — 이란의 마지막 전략 카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가장 강력한 전략 레버리지다. 이란이 이것을 쥐고 있는 한, 세계 원유 공급의 20%를 담보로 협상할 수 있다.

  • 이란 강경파의 주장 : "호르무즈 해협 주권은 절대 레드라인이다."
  • 미국의 요구 : "즉각 개방, 통행료 없음, 모든 수중 기뢰 제거."
  • 트럼프 추가 발언 : "호르무즈는 국제 수역이며, 아무도 이것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고, 미국이 감시할 것이다." → 이란-오만 공동 관리 구상 거부.

이 부분이 실질적으로 가장 어렵다. 이란이 호르무즈 통제권을 내놓으면, 남은 협상에서 미국을 압박할 카드가 없어진다. 반대로 미국 입장에서는 호르무즈가 막힌 채로 협상이 길어질수록 유가 고공행진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된다.

 

 

INSIGHT : 투자자 관점에서 이 협상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INSIGHT. 협상은 6월 중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단, '완전한 종전'이 아닌 '60일짜리 숨고르기'다.
트럼프의 6월 마지노선은 정치적으로 실재한다. 지지율 37%에 휘발유 가격 51% 상승을 안고 중간선거 캠페인을 시작할 수 없다. 이란도 하루 500만달러씩 빠지는 외화 출혈을 감당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양측 모두 지금이 가장 불편한 시점이다. 그러나 MOU는 핵심 문제를 60일 후로 미루는 구조이기 때문에, 서명이 곧 '종전 완료'를 의미하지 않는다. 60일 후속 협상이 결렬되면 재충돌 위험이 다시 살아난다.
INSIGHT. 유가는 MOU 직후 단기 급락 후, 구조적으로 $75~85 박스권을 장기간 유지할 것.
유진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호르무즈가 재개방되더라도, 글로벌 원유 재고가 하루 400만 배럴씩 감소 중인 상황에서 재고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최소 5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현재 OPEC+ 증산량(하루 20만6천 배럴)은 봉쇄로 차단된 공급량의 2%에 불과하다. 즉, 호르무즈가 열려도 유가의 '완전 정상화'는 2026년 하반기 이후의 이야기다. 전쟁 이전($72~75) 수준으로의 복귀는 2027년 이전에는 어렵다.
INSIGHT. 이란 내 강경파의 존재가 '재충돌 리스크'의 핵심 변수.
MOU 이후 60일 협상에서 이란 강경파가 핵 양보를 거부할 경우, 트럼프는 다시 공습 재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미 5월 26일 미군은 이란 군사시설을 추가 타격했고, 이란도 보복 미사일을 쐈다. 즉, '협상 중 교전'이 이 전쟁의 패턴이다. 완전한 종전은 60일 후 핵 협상이 매듭지어지는 시점에 비로소 확정된다.
INSIGHT. 한국 증시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는 'MOU 서명 + 유가 점진적 하락'이다.
한국은 에너지 순수입국으로, 유가 하락이 경상수지 개선 → 원화 강세 →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또한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완화 →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 상승으로 연결되면, 고PER 반도체·성장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생긴다. 코스피 8,000 안착 → 10,000 목표치 논의가 가능해지는 핵심 전제는 '에너지 비용 정상화'에 있다.

 

 

 

향후 타임라인 시나리오

  1. 시나리오 A, 6월 초 MOU 서명(가능성: 60%) MOU 서명 → 호르무즈 단계적 개방 → 유가 $80 초반 → 연준 금리 인하 기대 재점화 → 코스피 8,500 돌파 시도
  2. 시나리오 B, 6월 중순까지 교착 후 서명(가능성: 25%) 트럼프 추가 압박 → 이란 강경파 일부 후퇴 → 6월 15~20일 서명 → 유가 $85~90 → 증시 변동성 지속
  3. 시나리오 C, 협상 결렬 및 전쟁 재개(가능성: 15%) 트럼프 "50대 50" 발언 실현 → 이란 핵·호르무즈 양보 거부 → 미군 대규모 재공습 → 유가 $120 재돌파 →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핵심 요약

  • 트럼프는 서명 의지가 있지만, 딜 메이커 본능상 마지막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 중이다. 정치적 마지노선은 6월 초~중순이다.
  • 이란의 진짜 문제는 트럼프가 아니다. 협상파(페제시키안 대통령)와 강경파('형제단' + 파이다리 계열) 사이에서 단일한 협상안을 만들지 못하는 내부 분열이다.
  • MOU가 체결돼도, 핵 문제·동결자산·호르무즈 통제권이라는 3대 쟁점은 60일 후속 협상에서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완전한 종전 확정은 8월 초 이후의 이야기다.
  • 유가는 MOU 직후 단기 급락하지만, 글로벌 원유 재고 회복에 최소 5개월이 필요하다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75~85 박스권을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References.

악시오스, NYT, 파이낸셜타임스, WSJ — 2026년 5월 24일~6월 1일 보도
MBC, 머니투데이, 파이낸셜뉴스 국내 보도 종합
유진투자증권 리서치 보고서 (2026.05.27)
국제위기그룹(ICG)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 디렉터 코멘트
윌슨센터 모하메드 아메르시 이란 전문가 WSJ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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