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기] 1. 웨딩링 겸 커플링 맞추기
결혼 준비기를 작성하게 된 배경
여자친구와 2024년 3월 즈음부터 진지한 결혼 이야기가 나왔고 2025년 10월에서 11월 즈음의 결혼을 목표로 하고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서, 그리고 결혼을 하기 위해선 어떠한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기 시작했다. 근데 결혼에 대해서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고 친구들이 결혼하는 걸 봐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내가 하려고 보니 결혼이란 도대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감이 전 ~ 혀 오지 않았고 알아본 내용들도 정보가 너무 방대하다보니 금방 까먹기도 하고 뒤죽박죽이 되어서 헷갈리는 상황까지 오는 바람에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글로 적고 기억하고 또 다시 찾아보고 궁금증들을 해결하는 동시에, 그 과정들을 공유할 목적으로 글을 남기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결혼은 원래 예정보다는 다소 미뤄지기는 했다.)
일단 이 글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떠한 경로들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정보들을 수집해왔는지에 대해 기록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어떠한 주제에 대해 S이자 정보 수집가인 `여자친구`와 N이자 정리 분석가인 나의 의견이 충돌했던 부분들과 궁금증들을 함께 적고 해결해나가는 방식으로 결혼 준비기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 (대충 봐도 알겠지만, 정보는 여자친구가 찾아오고 나는 정리하고 보완했다. 여자친구와 나의 관계는 항상 서로가 모든 걸 다 한다고 생각하고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전해받아왔다.)
💖 나중에 읽어보면 그랬었지 하는 추억도 될테고
사전 정보 수집
반지를 맞추기 전에 앞서 아예 웨딩 느낌이 나는 웨딩링을 할지, 아니면 너무 무겁지 않은 느낌의 커플링을 할지 서로 고민이 많았었는데, 조금 고민해본 후에 무겁지 않은 느낌의 커플링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살펴봤던 매장은 압구정에 있는 '굿밴'과 종로에 있는 '센슈얼링'이었는데, '굿밴'은 사실 후기만 봐도 상담도 너무 잘 해주시고 반지에 진심인 사장님이신 것 같다는 내용이 많아서 한 번 쯤은 다녀와보기로 했는데, 사실 나나 `여자친구`나 거리가 멀고 사람이 많을 것 같은 곳은 아예 쳐다도 안 보기 때문에 '굿밴'은 한 번은 다녀와보자는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연스럽게 패스하고 '센슈얼링'만 방문하게 됐다. '센슈얼링'이라고 해서 절대 급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것이 절대 아니었고, 우리도 너무 무겁지 않은 반지를 커플링으로 하고 싶었던 만큼 '센슈얼링'이 적당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금이 들어가는 반지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자 나처럼 세세하게 따져보고 알아보고 계산해보고 비교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글의 하단 부분(목차 '반지를 결제하고 나서')에 있는 부분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 나랑 같은 성향의 사람이면 100% 계속 머리에 아른거리고 생각나고 떠오르실 것임)
첫 번째 방문
2024년 7월 23일 화요일, `여자친구`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강릉을 가기로 했었고, 어차피 KTX를 타려면 청량리 역을 가야 했기 때문에 가는 길에 있는 종로의 '센슈얼링'을 방문하기로 했다. 우리가 사전에 살펴봤던 반지는 '마리에나'로, 나는 이 반지의 표면에 좌우로 긁힌 것 같은 질감이 되게 마음에 들었고 실물을 보기 위해 매장에 방문했었다. 사전에 어느 반지로 할지 많이 알아봤었고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로 찾아낸 반지였기 때문에 뭔가 매장에 방문해서 보고 나면 그냥 바로 결제하고 돌아올 것만 같았는데, 막상 매장에 방문해서 보니 우리가 골라놨던 마리에나는 뭔가 조금은 기대 이하였었다.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마리에나 반지(베이지 골드 및 화이트 골드)에 대한 우리의 의견
`여자친구`: 뭔가 막상 보니 너무 MZ스럽고 장난스럽게 끼는 반지같아.
나: 실제로 보니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달리 조금 별로야. 껴보니 내 피부색이랑 뭔가 안 어울려.
그래서 다른 반지를 찾아보기 위해 매장 내부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예뻐보이는 반지를 찾았고, 후보군으로는 몇 개가 있긴 했지만 그 중에서도 그나마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것은 로지아였다. 실제로 손에 껴보니 각져 있는 부분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빛에 반사되면서 반짝이는 게 너무 인상적이면서 너무 예쁘기도 했고, 너무 가벼운 반지같지 않았으며 가격도 우리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다 해서 10만원에서 20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 쯤이야 조금 더 보태면 됐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돈이 없는데 간 건 아니고, `여자친구`는 금액이 크건 작건 지출 자체를 계획적으로 집행했기 때문에, 달마다 20만원씩 해서 3달 동안 둘이 120만원을 모았고 그게 우리의 예산이기 때문이었다.)
로지아 반지(베이지 골드)에 대한 우리의 의견
`여자친구`: 예쁜데 ? 마리에나보다는 이게 훨 나은 것 같아. 오빠 피부 톤이랑도 잘 어울려.
나: (손가락에 낀 채로 거울 앞에서 손가락을 쫙 편 채로 손목을 돌려가며) 이거 빛 비춰지는 게 예쁘다. 이게 더 나은데 ?
원래는 2024년 8월 즈음 맞이하는 500일 이전에 반지를 받아서 500일 기념일에는 반지를 끼고 싶었기 때문에 아예 사려고 방문했었는데, 막상 가서 보니 우리가 사고자 했던 것보다 더 예쁜 것 같은 반지를 발견하게 되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손가락 호수(나는 14.5호, 여자친구는 7.5호)만 재고 나와서(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이때 로지아를 샀으면 됐다. 왜냐면 결국에는 로지아를 샀으니까)는 은하곱창을 가서 저녁을 먹고 청량리 롯데백화점에서 와인을 한 병 사서 바로 KTX를 타고 강릉으로 출발했다. 와인은 네비게이터 진판델 와인을 사갔는데, 강릉까지 가져가서 고기먹을 때 안 먹고 밤에 비밀의 숲 틀어놓고 도리토스 먹으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마셨는데 진짜 맛있었다. (원래는 프리미티보를 사먹고 싶었는데, 매장에 안 팔기도 했고 진판델이랑 프리미티보랑 유전적으로 같은 품종이라고 해서 사봤는데, 진심 맛있었다. 물론, 레드와인 계열이라 스테이크랑 먹을 때 그 맛이 확 살아난다.)
나는 전부터 반지를 낄 때 어느 쪽에 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그 이유는 사실 내가 왼손잡이이기 때문이다. 직업 특성 상 서류를 만질 일이 많다 보니 왼손으로는 펜도 자주 쓰고 키보드도 쓰긴 하지만 또 정작 마우스는 오른손으로 쓰다보니 어느 손에 껴야 괜찮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애초에 악세사리 자체를 한 번도 착용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물론 시계는 오른쪽 손목에 찬다. 왼쪽 손목은 도저히 못차겠더라.) 그래서 매장 직원분 께 왼손잡이인 나는 어느 손에 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여쭤보긴 했지만 직원 분께서는 편한 쪽에 차시면 된다고 말씀해주셨고 그에 따르면 나는 오른손 약지에 끼는 게 맞았다. 하지만 인터넷에 '왼손잡이 커플링 위치'를 검색했을 때는 그래도 손가락마다 갖는 의미가 있는데 왼손에 끼는 게 맞다는 의견과 그래도 끼는 사람이 불편할 수 있으니 오른손에 끼는 게 맞다며 오히려 오른손 잡이들이 오른손에 커플링을 안 껴봐서 모르는 거다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있었고, 나는 두 의견 다 무시할 수 없는 합리적인 이유라 생각했기 때문에 더 결정하지 못했었다. (물론 종국에는 `여자친구`의 생각을 물었고 상관 없다는 대답을 듣고 바로 오른손으로 결정했다. 의미도 의미 대로 중요하지만 오히려 왼손에 꼈다가 일상 생활이 불편해서 손이 안 가게 되어 아예 안 끼는 것보다는 오른손에 착용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왼손잡이라 오른손에 반지를 착용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의견
`여자친구`: 상관없어.
나: 껴보진 않았지만 왼손은 조금 불편할 것 같은데, 너가 원하면 왼손에 찰 수 있어. 그게 아니라면 나는 오른손 약지에 찰래.
오른손 약지에 끼겠다고 결정한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이거로 왜 그렇게 고민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손가락별 의미 자체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진 모르겠지만 오른손 잡이를 기준으로 하여 만들어진 의미라고 생각한다면 나에게는 하나하나 다 반대로 적용해서 생각하면 된다. 오히려 오른손 잡이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의미들이 맞다면, 더욱이 나는 따를 필요가 없었다. 그 의미를 만든 사람이 왼손잡이라면 모를까. 나에게 있어서 오른손 잡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왼손을 포기하고 오른손으로 썼어야만 하고 오른손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했어야 하는 건 '오른손으로 마우스 클릭하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이게 오른손잡이 세상에 대한 내 마지막 양보다. 새삼 반지를 어느 쪽에 낄지조차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나를 좋아해주는 `여자친구`에게 고맙다. 박수 👏
두 번째 방문
500일 이전에 반지를 받아보고 싶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미뤄져오다가 2024년 11월 30일 토요일, 우리의 600일을 기념하는 마음으로 먼저 방문했던 종로의 센슈얼링(서울 종로구 율곡로8길 21-1 1층)을 다시 찾아갔다. 3호선 안국역에서 걸어가도 되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걸어가도 된다. 거리상 종로3가역에서 걸어가는 게 주변 상가들도 구경할 수 있어서 안국역에서 걸어가는 것보다는 조금 더 나았던 것 같다. (경복궁쪽에서 오는 거라면 안국역에서 걸어오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그 외의 경우라면 그냥 종로3가에서 걸어가는 게 나을 것 같음)
이번 방문을 앞두고, 나는 1차 방문 시 `여자친구`의 마음에 쏙 들어서 점찍어놨던 '로지아'와 비슷한 디자인의 반지들을 골라서 '그래도 사기 전에 한 번 쯤은 살펴볼 반지' 목록으로 만들어서 골라갔다. 애초에 `여자친구`가 로지아 커플링에 꽂혔던 포인트는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테두리가 각이 져있어서 빛을 받을 때 각이 져있는 면 별로 빛이 반사되면서 반짝반짝이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나는 이와 비슷한 디자인의 끌로비즈, 스페치오, 엘라도를 함께 살펴볼 목록으로 골라두었었고, 이것 말고도 그냥 내가 봤을 때 괜찮아보이면서도 뭔가 웨딩링 느낌이 확실하게 나는 모닝 듀 1(Morning Dew 1)도 목록으로 골라두었었다. 매장에 방문해서 내가 사전에 적어놨던 목록들을 보여드리니까 로지아랑 같이 여러 반지들이 차곡차곡 나왔다. 근데 여자친구가 여러 가지 반지를 보더니 '그래도 로지아가 예쁘다.'고 해서 함께 알아왔던 반지들은 모두 패스하고(내가 알아온 반지가 모두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기까지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도 다른 애들보다도 로지아가 예뻐보였다.), 다시 '로지아'로 돌아와서 호수를 다시 재기 시작했다.
일단 먼저 반지 호수를 결정할 때 가장 고민됐던 부분은 호수를 어느 정도로 해야 될까 하는 부분이었다. `여자친구`도 나도 일반적인 기준에 비하면 손가락이 얇은 편(1차 방문 시에 여자친구는 7.5호, 나는 14.5호가 나왔었다.)인데다가, 더 나아가 내가 두 달 전 즈음부터 초밥을 먹고 나서 토를 하고는 체중이 계속 빠지는 바람에 이번에 잰 호수는 12.5호가 적당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는 원래 7.5호였다가 이번에는 겨울이라 손가락이 더 얇아졌는지 7호로 결정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직원분께 여쭤봤더니 손가락 두께는 사실 체중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지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서도(여름엔 두꺼워지고 겨울엔 얇아지는 편) 달라지기 때문에 조금 여유있게 끼는 걸 선호하면 여유있게, 타이트하게 끼는 걸 선호하면 타이트하게 맞추는 게 낫다고 말씀해주셨다. (근데 나는 이 말을 듣고도 긴가민가했던 게, 지금은 겨울이고 나는 체중이 빠져있지만 나는 그래도 헐렁하지 않은 타이트한 걸 선호하는데 건강 상태가 다시 돌아오면서 살도 좀 찌고 여름이 되어 오면 나는 이걸 못 끼게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음.) 호수와 관련해서는 `여자친구`의 의견을 따르기도 결정했는데, 여자친구는 이런 내 걱정에 대해 "그렇게 다 따지면 지금 당장 몇 달 후가 아니라 결혼하고 나서도 살 찌고 뭐 하고 하면 또 안 맞을텐데, 지금 꼈을 때 예쁜 사이즈로 하자."라는 대답을 해주었기 떄문이다. 여자친구에겐 아직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반지를 주문한 날 집으로 돌아와서 엄마한테 내가 살도 빠져 있고 겨울에 잰 사이즈기도 하고 해서 사이즈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는데 `여자친구`는 지금 예쁜 사이즈로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이야기해서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이야기해주었더니 한창 자랄 나이인 아이들이 사입는 옷을 예로 들어 설명해주었다. '막 자랄 나이지만, 곧 또 자랄 거니까 사이즈를 넉넉한 거로 사자.'는 것보다는 '지금 입었을 때 딱 맞고 예쁜 게 좋지 않겠냐.'며 '여자친구 말 듣길 잘했다.'고 `여자친구`의 팔을 들어주었다.(근데 뭐 맞는 말이기도 해서 딱히 불만은 없음)
호수를 정한 다음에 의견이 다소 갈릴 뻔했던 부분 ? 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렵지만 각인을 할지 말지를 고민했었다. 이와 관련하여 서로 간의 의견이 달랐다가 바뀌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자친구`는 처음에는 '각인은 하지 말자.'라는 의견이었고 나는 '그래도 기념인데,'라는 의견이었다가, `여자친구`가 '아 각인 할까 ? 인터넷에 예시 폰트같은 거 있던데 한 번 들어가서 봐봐.'라는 의견으로 바뀌자 나는 '굳이 해야 하나 ?'라는 의견으로 바뀌었었다. (서로 팔랑귀라 서로 의견을 듣고 나면 그런가 ? 하면서 서로의 의견이 맞다고 생각하는가보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여자친구가 나에게 '오빠는 어떻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라고 물었고, 나는 '막 각인은 무조건 해야 된다 싶을 정도로 꼭 하고 싶은 건 아닌데, 그래도 기념이기도 하고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또 막상 생각해보면 굳이 ? 싶긴 하다.'라고 이야기했고 나는 이 긴 이야기를 전해주는 동안에 내 마음 속 한켠에서는 '하지 말자.'라는 결론이 나와서 '그냥 패스하자 !'라고 이야기했고 `여자친구`도 '그래 !'라고 대답하면서 각인은 안 하기로 결정 ! (나는 우리가 만난 기념일을 각인할까 했었는데, 어차피 결혼하게 되면 또 결혼기념일도 하나의 기념일이 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것도 그래서 그냥 패스했음)
그 외에 반지의 색상(베이지 골드냐 로즈 골드냐 등등)이나 순금의 함량(14K냐 18K냐 순금이냐 등등)과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전혀 이견이 없었기에 결정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고, 평상시에도 약간 서로가 원하는 바가 있으면 그대로 해주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어서인지 세세한 부분들을 결정하는 데에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선택한 반지는 !!
- 색상은 기본 베이지 골드에 윗 부분은 화이트 골드(이 부분도 똑같이 베이지 골드로 할지 말지 조금 고민했음)로 결정했고,
- 순금의 함량은 18K(14K는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긴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센슈얼링 직원 분이 18K는 14K보다 함량이 조금 더 높아서 조금 더 노랗다면서 두 반지를 모두 보여주시면서 봤는데 베이지 골드가 기본값이라 그런지 14K보다는 18K가 조금 더 예뻤음.)
- 큐빅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그냥 큐빅은 사용하다보면 색상이 탁해지기도 하고 기스도 조금 더 잘 나기 때문에 일단 다이아몬드로 결정했는데, 로지아는 큐빅이 되게 작아서 따로 감정서도 안 나오고 하다 보니 천연 다이아보다는 랩 다이아가 나을 것 같다는 직원 분의 권유 하에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로 결정 !)
이제 마지막으로 결제하기 전에 앞서 센슈얼링 측에서 방문 당시(2024.11.30.) 네이버로 예약을 했으면 35,000원을 할인해준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우리는 `여자친구`가 네이버페이 포인트(옛날부터 쌓아왔던 게 10만원 저도 된다고 함)를 이번 기회에 다 쓰고 싶어서 따로 결제하겠다고 말씀드린 후 매장을 나와서 앞서 골라둔 조건들을 모두 맞춘 후에 결제했다. 계산해보니 센슈얼링 매장에서 35,000원을 할인받고 나서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은 양쪽 125만원 정도였는데, 네이버에서 결제하면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128만원 정도였지만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먼저 결제하고 나니 117만원 정도로 결제할 수 있었고, 네이버페이에서 결제 금액에 비례하여 적립해주는 금액(14,000원 정도)를 고려하면 115만원 선에서 결제가 가능했다. (근데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다른 데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우리 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결제 금액은 126~127만원 정도로 비슷하기는 함. 여자친구가 털어내고 싶었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다 털어내면서 오히려 심리적인 건강을 얻었으므로 오히려 이득이라고 보는 게 맞음)
매장에서 나오기 전에 직원 분께서 말씀해주시기를 2주 정도 걸린다고 말씀해주셨고(`여자친구`가 매장에서 다른 분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엿들었는데, 영업일을 기준으로 8일에서 10일 정도 소요된다고 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반지를 받아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배가 고프니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는데, 저녁 메뉴는 학창 시절에 동기들이랑 두어 번 갔었던 곳이자 `여자친구`랑도 한 번 갔었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던 "은하곱창"이었다. 은하곱창을 먹고 나면 하나의 코스 요리처럼 추억의 생크림빵을 먹어주어야 한다. 추억의 생크림빵은 빵은 바삭한데 안에 있는 생크림은 아이스크림 생크림이라 (물론 나도 학교다닐 때 한 번 먹어보긴 했지만) 진짜 맛있긴 한데 무엇보다도 `여자친구`가 아주 좋아한다. (나중에 입덧할 때가 되면 청량리가서 생크림빵 사오라고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반지를 결제하고 나서
사실 이 부분은 결제를 하기 전에 앞서 정확하게 알아봤어야 하는 부분이긴 했지만 사전 정보 수집의 부족으로 다소 늦게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순금의 중량에 관한 부분이다. 실무적으로는 이를 지칭하는 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반지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했느냐가 포인트가 될 것이다. 내용이 무엇인가 하면,
실제로 반지를 만들 때 들어가는 정해진 양의 금이 있을 것인데 만약 우리가 기성 사이즈(남자는 보통 16~18호, 여자는 11~12호가 이에 해당한다.)를 만들 때 들어가는 금의 양이 18K를 기준으로 각각 1g과 0.5g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이 때, 우리처럼 손가락이 얇은 사람들(나는 12.5호, 여자친구는 7호)의 반지를 만들 때는 0.7g과 0.3g이 들어간다고 해보자. 만약 금이 1g에 10만원이라고 가정하게 되면 기성사이즈의 남성 반지는 금값만 10만원, 여성 반지는 금값만 5만원이겠지만 우리 손에 맞는 반지를 만들 때는 남성 반지는 금값만 7만원, 여성 반지는 금값만 3만원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남성 반지는 3만원 / 여성 반지는 2만원에 해당하는 금이 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매장에서는 '사용되지 않은 금에 대한 환불'은 당연히 이루어지는 게 정상인데, 오히려 그렇지 않은 매장들이 있을 수도 있긴 한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한 정보를 매장에 방문하기 전에 접하긴 했지만, 막상 매장에 갔을 때는 다른 부분들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아서 그것들을 물어보느라 정작 중요한 부분인 금액에 관한 부분에 대해 상세하게 여쭤보지 못했었던 게 조금 아쉬웠다. 즉, 세공비는 얼만지 그리고 기성 사이즈의 반지에 들어가는 금의 양은 얼만큼인지와 내 반지를 만들 때 들어가게 되는 금의 양은 어떻게 측정하는지 등에 관하여 여쭤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도 결제하고 나서 나오는 길에 생각이 나서 여자친구한테 물어보니 '다시 가서 여쭤보고 와.'라고 하길래 다시 들어가서 혹시 중량이 남는 부분에 대한 환불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여쭈어봤다. 이에 대하여 매장 측에서는 만약 남을 것 같은 부분이 있다면 손바닥 부분을 조금 더 두껍게 만들어준다고 이야기해주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5% 정도의 오차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환불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해주셨다.
그래도 정확한 계산 근거가 없으면 불안했던 나는 저녁을 먹고 동네로 돌아와서 여자친구에게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여자친구`는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기다려보자. 반지 오면 내가 재볼게.'라고 이야기했고 나도 '그래 뭐 아직 제작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문의 남기면서 피곤하게 만들었다가 괜히 우리 거 안 예쁘게 만들어주시면 어떡해 ㅎㅎ'라고 이야기하면서 일단 보류 ! (만약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 이 글을 읽으셨다면 꼭 이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방문해서 확실하게 이야기해보시기 바람 !!)
이런 고달픈 성격의 나를 좋아해주고 무엇이든 함께 해주고 무엇이든 함께 해주려 하며, 항상 다독여주고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여자친구`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박수를 보낸다. 👏 반지를 받아서 반지를 끼거나 밥을 먹거나 거리를 거닐거나 재밌는 것을 보거나 숨쉬거나 · · · 나랑 함께하는 아주 작은 순간을 포함한 모든 순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반지가 도착했다.
2024년 11월 30일 토요일에 주문할 때에는 영업일 기준으로 8일에서 10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는데, 연말에 커플링 주문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운 좋게 영업일 기준 5일만에 ! 빠르게 출고가 됐다. (2024년 12월 7일 토요일에 도착) 근데 애초에 배송지를 `여자친구`의 집으로 해서 나는 반지의 실물을 조금 늦게 볼 수밖에 없었고, `여자친구`가 보내주는 사진으로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다.
우리 반지의 가장 핵심 포인트는 반지의 절반을 기준으로 상단에 위치한 부분이 각이 져있고, 그 각져있는 부분이 빛을 받을 때면 각각의 면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빛을 반사하면서 빛나는 데에 있었다(아래 사진 참고). 반지의 전체적인 색상은 베이지 골드로 결정했는데, 14K보다는 18K가 조금 더 노랗다는 설명을 듣고 결정하긴 했지만 실물로 보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이상으로 예쁘다는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듣고는 아직 실물을 보지 못한 나는 기대감이 뿜뿜했다. (내 반지가 너무 궁금하니, 내 반지도 직접 껴서 사진으로 보내달라고까지 할 정도로 너무 궁금하고 예뻤다.)
반지를 받은 날로부터 3일이 지난 2024년 12월 10일 화요일, `여자친구`가 아침에 출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설 때부터 쇼핑백을 그대로 갖고 나와서 내내 들고 다니다가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내 앞에 짜잔 ~ 하고 보여줬다. 보자마자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열어봤는데, 이미 여러 차례 보면서 예쁘다고 생각했던 여자친구는 반응이 조금은 무뎌 보였다. 반지가 담긴 상자를 열자마자 보이는 반지를 직접 꼈고, 껴보자마자 우리가 처음부터 생각했던 각진 부분이 너무 잘 드러나있어서 예쁘다는 생각만 수십 번도 더 했던 것 같다. 각진 포인트가 담긴 반지는 처음에는 `여자친구`가 고른 디자인이긴 했지만, 몇 번 보다보니 나도 너무 마음에 들었던 포인트였던 만큼 앞으로도 애지중지하며 소중하게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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