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2019년 9월 경부터 체리 새우를 키우기 시작했고, 2020년 3월 경에는 알비노 모스코 퍼플이라는 상당히 멋있는 고정 구피를 분양해서 키웠던 경험이 있다. 이 과정에서 수초와 더불어 이탄이니 비료니 뭐니 하는 것들과, 수질과 더불어 산성이니 약산성이니 경도니 PH니 하는 것들과, 구피의 질병과 더불어 에로모나스니 칼럼나리스니 솔방물이니 뭐니 하는 것들에 대한 지식을 배웠다.
이 모든 지식들은 모든 생물을 분양 보낸 2022년 4월까지, 거진 3년 동안 길렀으니 대학을 다닌 셈 치자. 모든 생물을 보낸 이유는 단순하다. 키우는 게 너무 힘들었다. 언제부터인진 모르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정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어항을 관리할 엄두가 나지 않기 시작했고, 그렇게 아이들은 아프기 시작했지만 관심을 끄고 살았기에 적시에 시작했어야 할 치료를 놓쳤다. 한 번 놓치니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치료를 시작하지 않았고 결국 용궁을 보내고, 그걸 보고 또 정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두달을 보내고, 21년 9월에는 문득 아이들에게 너무 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 예뻐서 데려와서 키워놓고 너무 방치하고 있는 것만 같아 다시 치료를 시작했다. 한참 구피에 관심이 많을 때 사놓았던 네오테라와 강아지 구충제인 옴니쿠어산, 그리고 사료에 스며들게 해 먹이는 비타민제인 폴리비타 등등.. 모든 정성을 다 쏟아부었다. 그리고는 구피한테 그렇게 좋다는 브라인 쉬림프를 끓여 먹였다.
평소에도 먹여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시도하는 게 겁이 났고 구하는 절차도 상당히 복잡했기에 금방 포기했었다. 하지만 운 좋게 당근마켓에서 브라인 쉬림프 세트를 판다는 분은 발견했고, 냅다 달려가서 사왔다. ※ 중국산이긴 하지만 저렴하고 직접 먹여보니 효과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아쿠아마스터 브라인쉬림프"다.
며칠 전, 모든 어항을 정리하고 문득 사진첩을 보다 보니 구피들이 브라인쉬림프를 먹을 때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을 찍어두었던 동영상을 찾았다. 이 동영상을 보니 브라인쉬림프를 먹일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났고, 어디엔가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봐도 잘 먹는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다. (지금은 한참 큰 후고, 그마저도 다른 집에서 살아가고 있지만)